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체중계 숫자만 보면 놓치는 것들이 있어요

25. 04. 23. PM 2:57

체중계 숫자만 보면 놓치는 것들이 있어요

 

아침에 체중계 위에 올라가서 어제보다 0.5kg 늘어났다고 한숨 쉬어본 적, 다들 있으실 거예요. 그런데 그 숫자가 정말 내 몸 상태를 말해주고 있을까요. 같은 70kg이라도 누군가는 근육이 많고, 누군가는 같은 무게 안에 지방이 훨씬 많아요. 체중계는 그 차이를 말해주지 못해요.

같은 70kg, 다른 몸

체중은 몸 안에 있는 모든 것의 합이에요. 근육·지방·수분·뼈·장기 무게가 다 들어가요. 그래서 같은 숫자라도 몸 안 구성이 다르면 건강 위험도 달라져요.

WHO도 BMI(체질량지수)가 인구 집단을 볼 때는 유용하지만, 개인의 지방량과 근육량을 구분하지 못한다고 인정하고 있어요.[1] 운동선수는 근육이 많아 BMI가 높게 나와도 체지방이 적고, 반대로 BMI가 정상인데도 배 안쪽에 지방이 많은 분도 있어요. 특히 동아시아인은 같은 BMI에서도 서양인보다 내장지방이 더 많은 경향이 있다고 보고돼요.[1]

그래서 대한비만학회는 한국인 비만을 진단할 때 체질량지수와 허리둘레를 같이 본다고 안내해요.[2] 체중 하나만으로 판단하지 않는 거예요.

그럼 체지방은 어떻게 잴까요

요즘 헬스장이나 보건소에서 흔히 보는 인바디 같은 기계는 생체전기저항측정법(BIA) 을 써요. 손과 발에 아주 약한 전류를 흘려서, 몸 안에서 전류가 얼마나 잘 통하는지를 재는 방식이에요. 지방은 수분이 적어 전류가 잘 통하지 않고, 근육은 수분이 많아 잘 통해요. 그 차이로 지방량을 추정해요.

원리만 보면 깔끔한데, 문제는 수분 상태에 아주 민감하다는 점이에요. 같은 사람이 같은 날 두 번을 재도 숫자가 다르게 나올 수 있어요.

2024년 BIA 신뢰도 연구를 보면, 측정 결과는 자세·수분 상태·식사 직후 여부·피부 온도·최근 운동에 따라 달라진다고 정리돼 있어요.[3] 즉 하루 안에서도 컨디션에 따라 결과가 출렁여요.

측정 팁

  • 아침 공복에, 화장실 다녀온 다음에 재요
  • 운동 직후나 사우나 직후는 피해요
  • 매번 비슷한 시간대에 같은 옷차림으로 재요

절대 숫자보다 추세가 의미 있어요. 한 번의 측정값에 일희일비하지 않아도 돼요.

체중계 옆에 같이 봐주면 좋은 세 가지

체지방률 한 숫자에만 매달리는 것도 또 다른 함정이에요. 다음 세 가지를 묶어서 보면 내 몸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가 훨씬 또렷해져요.

1) 체지방률 — 전체 몸무게 중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이에요. 같은 조건에서 주 1회 정도 재면서 흐름을 보는 게 좋아요.

2) 허리둘레 — 배 안쪽 지방(내장지방)을 가늠하는 가장 손쉬운 지표예요. 내장지방은 피하지방보다 당뇨·심혈관질환 위험과 더 강하게 연관돼요.[4] 대한비만학회 기준으로 남자 90cm, 여자 85cm 이상이면 복부비만으로 봐요.[2] 줄자만 있으면 집에서도 잴 수 있어요.

3) 체중 추세 — 하루치 숫자보다 주 단위 평균이 훨씬 정직해요. 어제 짠 음식을 먹었거나 컨디션이 안 좋으면 하루 만에 1kg쯤은 쉽게 출렁여요. 4~8주 흐름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보세요.

정리하자면

체중계 숫자는 그 자체로 잘못된 게 아니에요. 다만 한 숫자만 보면 내 몸의 진짜 상태를 놓치기 쉬워요. 체지방률과 허리둘레, 그리고 체중의 흐름을 같이 챙기면 훨씬 차분하게 내 몸을 읽을 수 있어요.

오늘 체중계 위에 올라가셨다면, 줄자 한 번만 더 꺼내보시는 건 어떠세요. 한 달 뒤에 보면, 그 한 줄이 체중 숫자보다 더 많은 걸 알려줄지도 몰라요.

참고 출처

  1. World Health Organization — Obesity and overweight Fact Sheet. https://www.who.int/news-room/fact-sheets/detail/obesity-and-overweight
  2. 대한비만학회 — 비만 진료지침 2022 (8판) 요약본. https://general.kosso.or.kr/
  3. Frontiers in Nutrition (2024) — Reliability, biological variability, and accuracy of multi-frequency bioelectrical impedance analysis for measuring body composition components. https://www.frontiersin.org/journals/nutrition/articles/10.3389/fnut.2024.1491931/full
  4. AHA Circulation — Abdominal Visceral and Subcutaneous Adipose Tissue Compartments. https://www.ahajournals.org/doi/10.1161/circulationaha.106.675355